영케이(Young K) 인터뷰
"어떻게 하면 이 일을 더 오래 할 수 있을까 고민해요"
영케이(Young K) · 정민재 · 2023. 10. 19.
“아름다운 청춘의 한 장/ 함께 써내려 가자/ 너와의 추억들로 가득 채울래”
밴드 데이식스(DAY6)의 노래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는 오늘날 청년 세대의 대표적인 청춘 송가다. 이 곡의 가사를 쓴 사람은 영케이(Young K). 그는 팀이 발표한 대부분의 노랫말을 썼고, 수많은 곡의 선율을 만든 싱어송라이터다. 또한 그룹의 리듬을 책임지는 베이시스트이자, 탄탄한 발성이 빛나는 보컬리스트이기도 하다.
데이식스 음악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그가 최근 솔로로 첫 번째 정규 앨범을 발표했다. 군 전역 후 5개월 만의 초고속 발매다. 군 생활을 ‘충전의 시간이었다’고 표현한 그는 앨범에서 특기인 팝 록부터 알앤비, 발라드 등 다양한 장르를 오가며 기량을 펼쳤다. 그는 이제 어떻게 하면 이 일을 더 오래 할 수 있을까 고민한다고 말한다. 경계를 뛰어넘고, 늘 성장하는 아티스트, 영케이 목소리를 직접 담았다.

솔로로 첫 번째 정규 앨범 [Letters with notes]를 발표했습니다. 감회가 새로울 것 같은데요.
사실 정규 앨범이 될 줄은 몰랐어요. 곡을 많이 만들고 냈는데 11곡이 선택되어서 정규 사이즈가 됐죠.
앨범 제목도 감각적입니다. 작사하는 사람, 작사가로서 영케이 씨의 아이덴티티가 담긴 것 같아서 영케이다운 제목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Letters’가 글자들도 되고 편지들도 되는데, ‘notes’도 우리가 쓰는 노트도 되고 음가도 되잖아요. ‘음가가 있는 글자들’인 가사를 쓸 때 사실 엄청 고민하거든요. 요즘 추세처럼 3분 이하든 4분, 5분이든 한정된 시간 안에 써야 하니까 분량 제한이 없는 소설에 비해 글자 개수가 적어요. 선택을 해야 하는 거죠. 심지어 멜로디와도 맞아야 하고 부를 때 입 모양, 구강 구조에도 맞아야 해요. 발음도 신경 써야 하고 라임도 맞춰야 하죠. 저는 가수로 활동하면서 작곡도 하지만, 작사가로도 열심히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음가가 있는 글자들이 모여서 하나의 편지가 되고, 그 편지들이 모여서 하나의 앨범이 됐다는 의미로 이런 제목을 지었어요.
팀 앨범과 솔로 앨범을 만들 때 어떤 차이가 있나요?
팀 앨범이든 솔로 앨범이든, 아니면 다른 아티스트 노래를 작업할 때든 접근 방식은 같아요. 최대한 곡을 잘 살릴 수 있도록 하죠. 물론 DAY6(Even of Day) 앨범에서 스토리를 쭉 이어가는 작업도 해봤는데, 어쨌든 곡마다 그 곡이 가장 빛날 수 있게 만들어요. 어떤 곡이 타이틀곡이 될지 모르니까 모든 곡이 타이틀곡이 돼도 괜찮게 최선을 다하는 거죠. 팀 앨범과 솔로 앨범의 차이는 할 수 있는 도전이 다르다는 것 같아요. 솔로로 할 수 있는 도전이 더 많으니까, 이번 앨범에서 장르적으로 더 많은 도전을 했어요. 해오던 것도 하고, 제가 해볼 수 있는 다른 장르도 해봤죠.
앨범을 만들면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요?
제가 솔로 앨범 작업할 때 특히 신경 쓰는 게 제 색깔 찾기거든요. 제 색이 뭔지 아직도 잘 모르겠어서 여러 가지 시도를 하면서 어떤 게 어울릴까, 어떤 게 내 강점이 될 수 있을까 했는데 이번에 앨범을 만들면서 이렇게 다양한 색을 낼 수 있는 게 나의 강점인 걸로 하자고 인정하게 됐어요. 그래서 11곡이 다 많이 달라서 쭉 들으면서 제가 이런 곡도 하네, 이렇게 해도 괜찮네 그렇게 느끼시면 좋겠습니다.
제가 이번 앨범을 들으면서 이런 생각을 했어요. 싱어송라이터로서 이 앨범이 참 자랑스러운 작품일 것 같다. 왜냐면 내가 해보고 싶은 것들을 이렇게 다 했으니까. 그리고 나름대로 좋은 결과물이 나왔으니까. 어떤가요?
너무 자랑스럽죠. 이렇게 다양한 색깔을 냈는데 이 곡들이 컨펌을 받고 세상에 나올 수 있었다는 게 자랑스러워요.
앨범 발매 전 ‘let it be summer’를 선공개 싱글로 발표했습니다.
한평생 여름이고 싶다는 내용의 노래예요. 인생을 봄, 여름, 가을, 겨울로 빗대어 봤을 때 태어났을 때가 봄이라면 머리가 새하얗게 뒤덮이고 시드는 때가 겨울이고, 가장 뜨겁게 타오르는 계절이 여름이지 않을까 했죠. 내가 머리가 하얘지고 그렇더라도 여름처럼 열정적으로 살고 싶다는 메시지를 담았는데, 사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계절이 여름은 아니에요. (웃음)
그러면요?
가을이 선선하니 좋네요. 날씨가 너무 좋아요. 가사는 비유적인 표현인 거죠. 나중에 또 다른 표현으로 겨울이 청춘으로 나올 수도 있는 거고요. 일단 이 곡에선 더위보다 좀 더 상위의 뜨거움을 이야기했어요. 뜨겁게 살자는 거죠.
전역하고 단 5개월 만에 앨범을 발표했습니다. 작업 기간이 어떻게 됐나요?
적응은 어쩔 수 없이 빨리 됐어요. 전역하고 나오자마자 여기저기서 많이 불러주셨거든요. 깜짝 놀랐죠. 앨범이 나와야 컴백 소식도 알리고 제가 돌아왔다는 얘기를 하면서 활동하고 얼굴을 비출 구실이 생기잖아요. 근데 솔로로 페스티벌에 불러주시고 많은 곳에서 찾아주신 거예요.
그야 워낙 다들 기다리고 있었으니까요.
저는 진짜로 저를 그렇게 기다려 주실 줄 몰랐어요. (웃음) 그리고 군 생활을 하면서도 빨리 앨범을 내야겠다는 생각을 늘 했어요.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마다 적어뒀다가 전역하고부터 빠르게 정리하면서 녹음에 들어갔죠.
빠르게 활동에 복귀하면서 작업했으니 적응이 안 되어서 힘들거나 그런 고충은 없었겠군요.
저는 이번 앨범이 오히려 입대 전에 냈던 EP [Eternal]보다 수월하고 재밌게 작업했어요. [Eternal]은 그때 제 최선이었는데, 확실히 제가 소모되었다는 걸 느꼈거든요. 내 안에 있는 많은 아이디어라든가 이런 것들이 채워지지 않고 있다, 충전이 안 되고 있다는 생각을 했죠. 근데 군에 가고 반년에서 1년 정도는 아예 그런 생각도 안 하고 음악도 제가 듣게 되는 음악만 들었어요. 같이 생활하는 친구가 힙합을 좋아하면 저도 힙합을 듣고 그랬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충전이 됐어요. 그런 충전의 시간이 있어서 그런지 앨범을 만들고 발표하고 활동하는 게 즐겁게 느껴져요.

앨범을 내기 전에 처음으로 단독 콘서트도 열었죠. 공연은 어땠나요?
발매 전에 하는 공연이라 쇼케이스를 하듯 콘서트를 한 건데, 그러다 보니 가장 큰 과제가 관객이 모르는 곡을 잘 전달하는 것이었어요. 쇼케이스가 선보이는 자리라면 콘서트는 즐기는 자리라고 생각하거든요. 공연장에 있는 사람들이 한마음 한뜻이 되어야 하는데 모르는 곡일 때 어떻게 풀어낼 것인가 고민했죠. 중간중간 기존 곡과 섞어서 배치도 하고, 처음 보는 곡이어도 임팩트가 느껴지게 하려고도 했어요.
무대에서 바라본 관객 반응이 궁금한데요.
분명 처음 듣는 곡인데도 함께 즐기고 있는 게 보여서 ‘에너지로 밀고 나가고 있구나’ 실시간으로 느꼈어요. 너무 재밌었어요.
솔로로는 처음으로 해외 공연도 앞두고 있잖아요. 소감이 어떠세요?
기대하고 있어요. 같은 세트리스트로 공연을 해도 장소마다 에너지가 다르고, 심지어 같은 장소여도 날마다 에너지가 다르잖아요. 어쨌든 언어가 다름에도 불구하고 같이 불러주고 즐겨준다는 점에서 항상 고맙고 신기하고 좋아요.
부산 록 페스티벌을 비롯해서 페스티벌 무대에도 여러 번 올랐죠. 현장 반응이 뜨거웠다고 들었습니다.
모든 페스티벌이 다 의미 있지만, 부산 록 페스티벌은 특히 뭉클했어요. 처음 간 게 아니었거든요. 데뷔 전 신인개발팀 소속일 때 매니저님들도 없어서 신인개발팀 팀장님이랑 기차 타고 악기 메고 내려간 적이 있어요. 데뷔를 안 한 상태니까 스태프분들도 없을 거 아니에요. 그래서 동네 미용실 가서 준비해서 공연을 했었어요. 굉장히 작은 무대였는데 앞에 계신 분들도 많지 않았죠. 근데 이제 시간이 흘러서 심지어 혼자 갔는데 앞에 관객이 쫙 계신 거예요. 저는 실시간으로 관객분들을 보잖아요. 진행될수록 점점 뒤에 인원이 차는 게 보였어요. 저 멀리 계시다가 엄청 뛰어오시는데 그걸 보면서 진짜 시간이 많이 흘렀구나, 많이 컸네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뿌듯했어요. (웃음)
영케이 깃발도 있었다면서요?
그게 또 록 페스티벌의 묘미더라고요. 제 깃발이 있는 게 처음이었어요. 흰 깃발에 로고랑 영케이 써있는데 멋있더라고요. 그게 가장 눈에 띄었고, ‘데이식스 정상 영업합니다’ 이런 멘트들도 있고 재밌었어요.
멤버들은 이번 앨범에 대해 어떤 피드백을 해줬는지도 궁금합니다.
성진이 형 들려줬을 때는 “너랑 잘 어울리는 곡 했다”면서 ‘SOUL’이 잘 어울린다고 했어요. 원필이는 이 앨범뿐만 아니라 일단 무조건 좋다고 해요. 그 ‘좋다’ 안에서 제가 얼마나 좋은지 별로인지 알아내야 하죠. 예를 들어서 “좋은데?!” 하면 진짜 좋은 거고 “좋은데...”하면 버려야 하는 거예요. (웃음) 도운이도 앨범 좋다면서 ‘SOUL’이 좋다고 하더라고요. 멤버들이 전체적으로 그 곡을 많이 좋아했어요.
그럼 이번에 원필 씨의 좋아요는 어느 정도의 좋다였나요?
한 번이 아니라 계속 말하는 거 보면 한 90은 넘어간 것 같아요. (웃음) ‘배에서 같이 생활하는 친구들이 튼다’ 이런 얘기를 자꾸 하는 걸 보면 기분 좋아지게 계속 말해주는 것 같아요. 많이들 들어준다고 하니 고맙더라고요.
조금 전 얘기한 곡 ‘SOUL’에는 래퍼 최엘비 씨가 참여했고, 박문치 씨, 폴카이트 씨 등이 앨범에 함께 했습니다. 이분들과는 어떤 인연으로 같이 작업하게 됐나요?
문치 님은 예전부터 친했어요. ‘박문치 x Young K’로 ‘What a Wonderful World’ 같은 곡을 내기도 했어서 이번 솔로 앨범에서도 또 작업을 해보자고 했죠. 그 곡은 제게 어울릴 것 같다고 연락이 온 곡이었으니까, 이번에는 제가 작업한 멜로디와 가사에 옷을 입혀준 케이스예요. 엘비 님은 원래부터 ‘SOUL’에 랩을 넣고 싶었어요. 그래서 가이드 때부터 랩이 계속 있었는데, 어떤 분과 할지 엄청 고민하던 차에 문치 님의 작업실에서 최엘비 님의 온스테이지 영상을 본 거예요. 그래서 이 곡과 너무 어울릴 것 같아서 연락을 하고 작업을 하게 됐죠.
폴카이트 씨는요?
엘던을 통해서 만나게 됐어요. 엘던과 친한데 그 친구 음악을 들어보면 함께 작업하시는 분들이 그 친구가 가진 색을 폭발적으로 튀겨준다는 생각이 들어서 소개시켜달라고 했어요. 그래서 휴가 나왔을 땐가 같이 카페에서 만나서 이야기 나누고 그랬어요. 험버트 형은 폴카이트 형을 통해서 소개 받았죠. 그렇게 건너 건너서 많이 진행됐어요. 회사에서 이제 자유도를 정말 넓게 주는 것 같아요.
최엘비 씨와 함께했다는 소식을 듣고 두 사람 참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어요. 결이 맞는다고 할까요?
맞아요. 굉장히 긍정적인 바이브가 있으시더라고요. 심지어 동갑이었어요. (웃음)
이번 앨범에서도 오랜 파트너 홍지상 작곡가와 함께했습니다. 이분은 어떤 분이신지, 작업할 때의 호흡은 어떤지 궁금해요.
이제는 자랑스럽게 얘기할 수 있는데요, 제 스승님입니다. 물론 음악을 함께하는 파트너라고 할 수 있겠지만, 인생에 있어서 스승님까지 간 것 같아요.
멘토 같은 존재군요.
멘토이시고, 음악과 관련된 게 아니더라도 인생 선배님으로서 형을 찾게 돼요. ‘형님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하는 거죠. 데뷔 전, 데뷔 초창기에 작곡가분들, 프로듀서분들 만날 때는 곡 작업을 위해 이제 막 만난 상태잖아요. 그러다가 작업 횟수가 쌓이고 쌓이면서 이제는 저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이 된 거예요. 아티스트 영케이로서 제가 뭘 가장 잘하고 뭐가 부족하고 뭘 더 할 수 있는지 가이드 해주실 수 있는 분이고, 사람 영케이로서도 그렇게 생각하지 말고 이렇게 생각하면 더 편할 거다 이런 가이드를 해주실 수 있는 분이죠.
작업하면서 정말 귀한 인연을 얻었군요.
어느 정도냐면 제가 솔로 콘서트를 할 때 엄청 긴장했거든요. 혼자다 보니 긴장도 되고 여러 가지 일까지 하느라 불안하고 힘든 상태였죠. 근데 콘서트 하는 3일 내내 리허설 때부터 함께 해주셨어요. 뭘 하러 오신 게 아니라 그냥 “어, 왔어” 한마디 해주시려고 계속 주변에 있어주셨죠. 그러면서 일상적인 이야기를 하고... 그게 심적으로 의지가 많이 됐죠.
앨범 타이틀곡 ‘이것밖에는 없다’ 역시 홍지상 씨와 작업한 곡이죠.
네, 사라져가는 사랑을 끝끝내 놓지 못하고 외치는 곡이고요, 후렴 처음 들어갈 때 폭발력 있게 시작하거든요. 이게 타이틀곡으로 선정되게 한 요소가 아닐까 생각해요.
개인적으로는 ‘오늘만을 너만을 이날을’도 인상 깊었습니다.
오랜만에 무대에 다시 오르는 순간을 상상하고 만든 노래예요. 코로나도 있었고 한참 동안 얼굴을 직접 못 마주쳤잖아요. 그래서 군복이 아닌 무대 의상을 제대로 입고 서서 관객과 마주하는 순간을 눈감고 떠올리면서 만들었는데, 그 의미가 잘 전달된 것 같아요.

이번 앨범의 모든 가사를 쓴 건 물론이고,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 ‘You Make Me’, ‘행복했던 날들이었다’, ‘예뻤어’, ‘뚫고 지나가요’ 등... 데이식스의 거의 모든 곡 가사를 직접 썼습니다. 처음부터 작사가로 활동을 한 게 아닌데, 어떻게 가사를 쓰게 됐는지 궁금해요.
처음부터 싱어송라이터가 되겠다는 생각은 없었어요. 밴드가 결성되고 내부에서 ‘너희는 너희 곡으로 너희의 음악을 세상에 알려야 한다’ 이렇게 되면서 곡을 쓰기 시작했죠. 작곡 레슨도 받았고요. 작사 레슨은 따로 받지 않았어요. 작곡 레슨을 들으면서 작사에 대한 피드백을 받는 정도였죠. ‘가슴에서 시작해서 머리로 끝내라’ 이런 박진영 PD님의 말이 있어요. 뜨겁게 가슴에서 우러나는 열정으로 시작해서 머리로 냉정하게 정리하는 부분이 있어야 한다는 얘긴데, 갈수록 그게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되더라고요. 그래서 다들 하고 있는 건데, 저는 비교적 스피드가 좀 빠른 편이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가사를 많이 내다보니 계속하고 있는 거죠.
결국 본인이 스토리텔러라는 강점이 있는 것 같아요. 아무나 그렇게 이야기를 빠르게 만들 수 있는 건 아니니까요. 주변의 여러 소재를 잘 관찰해야 하고, 거기서 새로운 얘기를 꺼내야 하고. 그런 면에서 관찰력도 있고 감수성도 있어서 이렇게 가사를 써온 게 아닐까 생각해요.
보통 가사에서 그 사람의 실제 이야기를 들을 때 더 와닿는다는 얘기를 하잖아요. 그래서 말을 아낀 부분이 있는데, 저는 제 이야기를 풀어놓기보단 이렇다면 어떨까가 더 많았어요. 상상을 하는 거죠.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도 사실 콘서트에서 함께 부를 곡으로 생각하고 쓴 곡이거든요. 심지어 저희는 이 곡이 타이틀곡이 될 줄 몰랐고, “솔직히 말할게 많이 기다려 왔어”하는 첫 소절은 그 콘서트 날을 기다려 왔다는 얘기예요. 대신 그 주어만 뺀 거죠. 그러니까 저는 누구든 공감할 수 있게 어떤 이야기를 쓰는 스토리텔러, 작가 역할이 더 큰 것 같아요.
작년 가장 화제 된 곡 중 하나인 걸 그룹 하이키의 ‘건물 사이에 피어난 장미’도 영케이 씨가 가사를 쓴 곡이었죠. 그 밖에도 조유리, 하현상 등 여러 뮤지션과 작업했는데, 다른 뮤지션의 가사를 쓸 때는 어떤가요?
접근 방식은 비슷해요. 곡과 최대한 잘 어울리게 쓰죠. 곡의 사이즈가 있잖아요. 예를 들어 음악의 규모는 이정도인데, 그보다 큰 주제를 가져와서 쓰려고 하면 안 어울리는 거고요. 그리고 부르는 사람에게 좀 어울릴 만한 내용을 쓰려고 하는 편이에요. 가수가 누군지 모르고 쓰는 곡들도 있어요. ‘건물 사이에 피어난 장미’는 몇 년 전에 써놨던 곡인데 운명적으로 좋은 주인을 만난 거죠.
그럼 작사와 작곡 중 영케이 씨에게 더 편한 쪽은 아무래도 작사일까요?
사실 둘 다 편하긴 해요. 제가 편곡은 조금 많이 부족하거든요. 코드워크나 멜로디 메이킹 같은 건 할 수 있지만, 편곡에서 샘플을 하나하나 고르고 있을 자신이 없더라고요. 저는 어려서부터 앉아서 가만히 공부하는 게 너무 힘들었어요. (웃음) 그렇지만 작사와 작곡은 둘 다 좋아요. 작사로 좀 더 비치고 있어서 다행인데, 오히려 편한 건 작곡이에요. 제가 곡을 쓰면 거기에 옷을 입혀주시는 프로듀서님들과 함께하고 그런 게 재밌더라고요. 프로듀서마다 색이 다르고 영역도 다르니까 다양한 스타일로 앞으로도 많이 할 것 같아요.
보통 영케이 씨를 말할 때 송라이터로서 많이 이야기하지만, 제가 이번 솔로 앨범도 그렇고 평소 데이식스 음악을 들으면서 느낀 건 노래를 참 잘한다는 거였어요. 발성이 너무나 안정적이고 톤도 매력적이고. 정말 좋은 목소리와 가창을 가졌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특히 고음이 워낙 탄탄해서 고음역 위주의 곡들이 많은 건가 싶기도 했는데. 보컬리스트로서 본인의 매력, 강점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우선 고음이 많은 건 내부 컨펌을 의식한 것도 있어요. 아무래도 임팩트가 없으면 컨펌 확률이 떨어질 수도 있으니까요. 물론 고음은 없지만 확실하게 콘셉트가 있는 ‘잘 자라 내 사람아’ 같은 곡은 컨펌이 났지만, 그러다 보니 고음역 곡을 쓰게 되고 저도 고음 쪽으로 가는 것 같아요. 그래도 ‘natural’ 같은 곡은 후렴에서 중음역으로 가는 도전을 하기도 했는데, 나올 수 있을까 생각했지만 발매가 됐죠. ‘what is..’도 후렴 1절 들어가는데 끝까지 터뜨리지 않고 절제하면서 부르거든요. 제 생각엔 이렇게 다양하게 해볼 수 있다는 게 제 보컬의 강점 같아요.

아티스트로서 요즘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어떻게 하면 이 일을 더 오래 할 수 있을까 고민해요. 제가 이 일을 그만두고 싶다고 생각할 때는 이런 고민이 없었는데, 오히려 이거 오래하고 싶다, 노래 부르는 게 좋다고 인지한 순간 앞으로 계속하고 싶으니까 어떻게 하면 계속할 수 있을까 고민하게 돼요.
아무래도 더 잘하고 싶고 더 많은 대중과 만나고 싶고 그런 욕심이 생기는 거군요.
더 만나고 싶다기 보단 더 오래 하려면 더 많이 만나야 하는 것 같아요. 더 많이 사랑받아야 하는 것 같아요. 수명이라는 게 있으니까요. 근데 그렇게 생각하면 제가 인사할 때 “안녕하세요 저는 작곡가입니다” 혹은 “작사가입니다”, “베이시스트입니다” 안 하고 가수잖아요. 가수니까 본업을 제일 잘해야 하죠. 그래서 노래를 신경 많이 쓰고, 가수임을 더 빛나게 해줄 수 있는 부분들이 작사, 작곡도 있고 베이스도 있으니까 그런 부분을 더 키워 나가려고 하죠. 그래야 더 오래 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요.
영케이 씨는 현재 KBS 쿨FM ‘데이식스의 키스 더 라디오’의 진행자이기도 하죠. 2020년부터 1년 정도 진행하다가 군에 다녀오고 복귀했는데, 다시 돌아오는 걸 보면서 라디오에 애정이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어요. 사실 라디오는 별거 아닌 것 같아도 사람들과 만나고 얘기하고 사연을 듣고 멘트하고 이런 게 에너지가 정말 많이 필요한 일이잖아요.
저는 어릴 때부터 라디오 애청자로 자라난 케이스는 아니에요. 그래서 맨 처음 라디오를 할 때는 도전을 이겨낸 느낌이었죠. 방송을 하면서 정말 다양한 사연을 만나는데, 제가 생각하지 못한 사고방식을 많이 만나요. 예를 들어 한 학생이 ‘학교 가기 싫다’ 문자를 보내요. 그다음 사연에서 또 ‘학교 가기 싫다’하는데 알고 보니 이분은 선생님이에요. (웃음) 이렇게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봐야 하는 거예요. 계속하다 보니 저도 진심으로 사연에 집중해서 읽고, 무슨 말을 할지 생각하고... 그러면서 공감의 영역이 점점 커지게 되고 제가 에너지와 감정을 쏟고 있다는 게 느껴지더라고요.
그럼에도 라디오에 돌아왔죠. 라디오엔 어떤 매력이 있다고 생각하세요?
에너지가 많이 드는 일이지만, 한편으로는 제게 에너지가 되는 일이기도 해요. 직접적으로든 문자 등 간접적으로 많은 사람을 만나면서요. 다양한 게스트분들을 만나게 되는 것도 그렇죠. 하현상이도 라디오에서 알게 된 케이스고, 최근에 나상현씨밴드 분들도 라디오를 통해 친해졌죠. 이렇게 연이 넓어지기도 하고 제가 얻어가고 배우는 것들이 너무 많기 때문에 다시 돌아왔죠.
평소에는 어떤 음악을 즐겨 듣나요? 인터넷에는 재즈와 클래식을 좋아한다고 나와 있더군요.
재즈는 많이 틀어놓는 편이에요. 그걸 공부한다기보다 그냥 플레이리스트로 틀어놨을 때 안정감이 있는 느낌이죠. 사실 클래식은 많이 듣는 편은 아닌데, 잠이 안 올 때 드뷔시 음악을 많이 틀어놨었어요. 근데 요즘은 또 잠이 잘 와서 최근에는 조금 멀어졌네요. (웃음) 제가 평소에 음악을 디깅하는 스타일도 아니고 즐겨 듣는 스타일도 아니에요. 음악을 듣는 순간 그때부터는 공부여서 좋은 음악을 장르에 상관없이 공부 목적으로 다 찾아 듣죠. 이제는 음악을 그냥 감상 자체로 하는 건 좀 힘든 것 같아요. 그래도 재즈는 제게 어렵지만 듣기 좋아서 공간을 채우는 목적으로 틀어두는 거죠.
그럼 여가 시간은 어떻게 활용하는 편인가요? 요즘 인터뷰를 보면 게임 얘기를 많이 했던데요.
그것도 최근 들어서 하기 시작했어요. 사실 여가 시간이 요즘 별로 없어요. 취미도 많이 없어서 드론, 클라이밍 같은 걸 체험해 봤죠. 재밌었는데 같이 하는 친구들과 시간을 맞추는 게 은근히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퇴근하고 와서 게임 몇 판 정도 하는 편이죠.
여가 시간이 좀 생기면 좋겠는데요.
근데 지금은 여가 시간이 많이 없는 게 오히려 괜찮아요. 좋은 거라고 생각해요. 왜냐면 이게 어떻게 보면 물이 들어오는 거잖아요. 제게도 그렇고 저희에게 영광이거든요. 누군가 이렇게 관심을 준다는 것 자체가 감사하고, 이보다 더 일이 몰리면 복에 겨운 거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래서 최대한 건강 관리, 제 멘탈 관리에 힘쓰려고 하죠. 특히 지금 가장 신경 많이 쓰고 있는 게 목 관리예요. 스태프 분들, 매니저 분들이 다 어떻게든 저를 재우려고 중간에 시간 뜰 때마다 멈춰서 자고, 대기실에서 불을 끄고 나가주시고 그런 상태예요.
어느 순간부터 작품에 대한 해석을 듣는 이에게 완전히 양도하는 듯한 태도가 보여요. 중의적인 표현을 쓰고, 가사에서 성별을 지정하지 않는 것들이요. 듣는 이의 해석의 폭을 넓혀서 자유로운 감상이 이루어지게 하기 위함인 것 같은데 어떤가요? (@callyourosie)
그렇죠. 의도한 거예요. 중의적인 표현은 음악을 해야겠다 생각하기 전부터 그런 작법이 멋있다고 생각했어요. 2집부터 성별 지칭이 서서히 사라진 것도 의도적이고요. 제가 부르는 거기도 하지만, 콘서트장에서는 다 같이 부르고 있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부를 때 걸림이 없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관객분들 사이엔 다양한 성별이 있으니까. 이런 부분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 대학 동기도 있었고요.
가수 생활을 하다 보면 노력이 결실로 돌아오지 않는 경우가 많을 것 같은데, 그럼에도 좌절하지 않고 계속 좋은 마음가짐을 갖는 원동력이 있을까요? (@frommyday9)
지금처럼 여가 시간이 없어지면 제 노력이 결실을 보고 있구나 느끼고 그래서 기뻐요. 그렇지 않을 때도 분명히 있긴 하거든요. 그럴 때 좌절하고 못 하겠다, 안 해야겠다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럼 내가 여기서 뭘 하면 지금 상황보다 나아질까 생각을 할 수도 있으니까 그쪽으로 생각 해나가려고 했어요. 왜냐면 도망이라는 건 옵션에 없었으니까요. 근데 저는 그렇게 선택했지만, 저는 그만두는 것도 하나의 선택이라고 생각해요. 사람에 따라서는 그게 맞는 선택일 수도 있죠.
목 관리 비법은 무엇인지, 일주일의 휴가가 주어진다면 무엇을 하고 싶은지 궁금합니다. (@she_starlight)
일주일이라면 전 부모님 뵈러 캐나다에 가고 싶어요. 목 관리 비법은 물 많이 마시고 최대한 많이 자는 거? 잘 먹고 잘 자는 게 중요하죠.
올해 드디어 완전체 6가 완성되는데 마이데이는 뭘 준비하면 될까요? (@helloinseon)
마음의 준비 꼭 부탁드려요. (웃음) 저도 준비를 할 거고 진짜 많은 분들이 마음의 준비를 하셔야 하지 않을까... 사실 아직 곡이 준비되어 있고 그런 건 없는데요, 저만 해도 그사이에 생각 측면에서 변화하고 발전했다는 걸 느꼈거든요. 그렇게 공백 동안 변화한 사람들이 모이면 또 다른 케미가 터질 거니까요. 기대하셔도 좋지 않을까 합니다.

앞으로 영케이 씨의 꿈은 무엇인가요?
일단 이렇게만 이어져라. 대박이다! (웃음) 지금 대박이고... 그리고 데이식스 온다!! 그거 기대돼요 저도 진짜. 저도 솔직히 기대하고 있는 입장이라 재밌을 것 같아요. 막상 또 들어가면 한숨을 한두 번씩 쉴 수도 있지만요. 저도 이 솔로 앨범 준비할 때 얼른 준비해서 빨리 나와야겠다 하다가도 쉽지 않네 이런 것도 있었거든요. 그래도 하다 보면 확실히 재밌을 것 같아요.
앞으로 활동 계획은요?
다양한 모습으로 어떻게든 찾아뵐 것 같고요, 지금 알고 계신 이벤트도 많이 있고 아마 안 나온 이벤트들, 저도 모르는 일들도 앞으로 계속 있을 거니까 기대해 주세요. 그리고 우리는 매일 밤 10시부터 12시까지 함께하고 있으니까요. 앞으로도 이렇게 최대한 즐겁고 재밌게 해 나갈 예정이니 여러분도 함께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연관 방송
12회 — "어떻게 하면 이 일을 더 오래 할 수 있을까 고민해요" with 영케이 of DAY6